‘홈리스 추모주간’을 알리고 홈리스에 대한 관심과 차별 금지를 촉구하는 장미꽃이 2022년 12월 12일 서울역 계단에 놓여 있다. 장미꽃 한 송이마다 홈리스·무연고 사망자의 이름이 적혀 있다.

강윤중 기자 벚꽃이 흩날리던 2021년 3월 말의 어느 날, A씨는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전화를 받았다. 처음 받는 전화가 아니었다.

그전에도 같은 전화를 받고 몇번이나 서둘러 내려갔지만, 아버지는 그때마다 고비를 넘겼다. 이번에는 동생과 의논해 퇴근하고 내려가기로 했다.

전주로 향하던 길에서 부고를 들었다. 아버지가 숨을 거둘 때 곁에는 요양원 직원들만 있었다.

아버지가 요양원에 가져간 옷가지와 휴대전화는 장례식장에서 포대 하나에 담겨 형제에게 돌아왔다. 형제는 옷가지를 버렸다.

휴대전화는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아 남은 기록이 거의 없었다. 형제는 휴대전화도 초기화해 버렸다.

아버지는 애초에 무엇도 남길 생각이 없었다.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할아버지 글씨가 남은 메모를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자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