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은 약관으로 판다. 보험사는 계약 전에 상품설명서와 약관을 건넨다.

어떤 질병을 보장하고 보험금은 얼마나 나오는지 설명한다. 소비자는 그 내용을 믿고 가입한 뒤 오랜 기간 보험료를 낸다.

문제는 보험금을 청구한 뒤다. 그때부터 약관 밖의 말들이 등장한다.

내부 심사 기준, 대법원 판례, 금융감독원 분쟁조정 사례, 원발암 기준이다. 가입할 때 전면에 나오지 않았던 기준이 보험금을 지급할 때는 약관보다 먼저 제시된다.

NH농협손해보험의 암보험 분쟁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삼성서울병원 진단서에는 갑상선암 C73과 림프절의 이차성 악성 신생물 C77.0이 함께 기재됐다.

NH농협손해보험 약관 별표에는 C77이 암으로 분류돼 있고, C76부터 C80까지는 암주요치료비 보장 대상에 포함돼 있었다. 소비자가 약관만 읽었다면 C77.0도 보험금 심사 대상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자연스럽다.

진단서와 약관에 같은 질병코드가 적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급 판단이 다르다면 보험사가 그 이유를 풀어 설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