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국민연금을 받기 전까지 발생하는 소득 공백기(소득 크레바스)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는 6개월가량 모든 생명보험사로 확대 시행되었지만, 기대에 비해 시장 반응은 미지근하다. 매달 손에 쥐는 금액이 낮아 생애 초기의 수입 공백을 충분히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이 큰 요인이다.
본 제도의 핵심은 보험료 납입이 완료된 종신보험 가입자가 사망보험금의 일부를 살아 있을 때 연금 형태로 미리 받아 활용하는 것이다. 다만 모든 종신보험이 대상은 아니며 가입 대상이 만 55세 이상이고, 가입 후 10년 이상 유지한 금리확정형 종신보험이어야 하며, 유동화 한도는 사망보험금의 최대 90% 이내로 설정된다.
수령 방식은 연지급 또는 월지급 중 선택 가능하다.초기 신청 건수는 1,262건에 불과했고, 건당 평균 수동화 금액은 연 455만 8,000원으로 월 환산 시 약 37만 9,000원에 그친다.
노후 생활비를 전부 충당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점이 드러난다. 이같은 낮은 수령액의 원인은 산정 방식에 있다.
가입자가 보통 1억 원의 사망보험금을 기준으로 나눠 받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유동화 재원은 현재 시점의 해약환급금을 기초로 산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험금 규모가 크더라도 실제 매달 받는 금액은 기대보다 현저히 작아질 수밖에 없다.
제도의 3대 걸림돌은 상속 수요와의 충돌, 인지도 부족, 실질적 생활비 보완 한계로 요약된다. 먼저 종신보험의 본래 목적은 자녀를 위한 상속 재원으로 남겨두는 것이므로 생전에 이를 당겨 쓰면 유족이 받을 금액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둘째, 다수의 가입자는 대상 여부를 모르거나 신청 이후의 구체적 수령액 변화가 체감되기 어렵다고 느낀다. 셋째, 우리나라의 고령층 빈곤율과 의료비 주거비 부담을 고려하면 월 38만 원 내외의 금액은 보조 수단에 머물고 중심축으로 삼기엔 한계가 있다.
다만 긍정적인 변화도 점진적으로 나타난다. 신청 방식의 비대면 도입 비중이 늘고, 지급 주기도 연지급형에서 월지급형으로 다변화되어 정기 소득 효과가 강화되며, 은퇴 전후 세대의 평균 연령인 65세를 집중 대상으로 현재 운영이 조정되고 있다.
또한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현금 지급에 의존하지 않고 유동화 자금을 건강관리나 돌봄 서비스와 결합하는 서비스형 헬스케어·요양 상품 도입도 추진 중이다.결론적으로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는 묶여 있던 보험 자산을 생전 노후 자금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다만 신청 전에는 두 가지를 냉정하게 저울질해야 한다. 매달 받는 38만 원의 가치가 유족이 받는 사망보험금 감소보다 더 큰지, 해약환급금 기준으로 산정된 실제 수령액은 얼마인지가 핵심이다.
선택의 폭은 다소 넓어졌지만, 실제 이득 여부는 꼼꼼한 계산이 필요하다. 제도가 노후 소득 보완책으로 완전히 자리 잡으려면 수령액 체감도를 높이고, 가족 보장 축소에 대한 보험사의 명확한 안내가 선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