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의 실손보험 보상과 건강보험 본인부담상한제 환급 간의 이중 지급 문제는 수년째 반복되어 왔지만, 이를 사후 정산하는 체계는 여전히 미비하다. 대법원은 본인부담상한제 환급금이 실손보험 보상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건강보험공단과 보험사 간 정보 공유 및 직접 정산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으면서 중복 지급 문제가 지속되었다.
본인부담상한제는 연간 의료비 본인부담금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초과 금액을 환급해 주는 제도로, 소득 수준에 따라 개인별 상한액이 다르게 적용된다.문제의 핵심은 실손보험의 지급 시점과 본인부담상한제 환급 시점의 차이다.
실손보험은 실제 부담한 의료비를 기준으로 보험금을 비교적 빠르게 지급하지만, 환급은 연간 의료비를 바탕으로 다음 해 8월 이후에 확정된다. 이로 인해 실손보험금이 먼저 지급되고, 뒤늦게 환급이 결정되면서 환급금과 이미 지급된 보험금 간의 이중 수령이 발생한다.
현장에서는 환수 안내와 재정산이 수개월에서 수년 뒤에 이뤄지는 경우도 많아 혼란이 커진다.실손보험 약관과 환급 구조에 대한 논쟁은 2009년 이전 판매된 1세대 약관에서 시작되었고, 이후 하급심에서도 방향이 엇갈렸다.
대법원 2024년 판결은 본인부담상한제 환급금은 실손보험 보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명확한 법리를 제시했고, 이로써 환급금의 법적 위치가 정리되었다고 평가된다. 다만 소비자단체와 가입자들은 약관에 없는 내용을 사후적으로 적용한 것이라 반발하고 있으며, 제도 자체의 혼선은 여전히 남아 있다.
고령층이나 장기 입원 환자에서 환수 절차의 부담은 더욱 크다.감사원은 2019년부터 2022년 사이 중복 수령 규모를 약 94만3000명, 8580억원으로 추산했고, 중복 해소 시 실손보험 손해율이 낮아질 수 있으며 보험료 인하 효과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국회와 금융당국은 제도 개선을 위한 법적 정비와 직접 정산 체계 구축 필요성을 주장하면서도 개인정보 보호와 시스템 구축의 제약으로 입법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보험업계는 소비자를 배제한 자동 정산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고 보는 반면, 여전히 현행 구조를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장은 법리 정리와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하되, 중복 지급 방지를 위한 구체적 실행방안이 미비하다. 직접 정산 체계의 구축과 정보 연계가 가능해진다면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와 보험료 상승 압박이 완화될 수 있다는 견해가 많다.
그러나 개인정보 제공 범위와 활용 목적에 대한 법적 정비가 선행되어야 하며, 시스템 구축과 제도 설계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과 본인부담상한제가 각각의 취지를 제대로 유지하려면 소비자를 배제한 직접 정산 체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