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는 부하 직원과의 업무 문제로 벌어진 언쟁 이후 쓰러진 공장장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원고는 망인의 배우자로서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를 제기했고, 재판부는 이를 원고 승소로 판단했다(2025구합54277).

사건의 사실관계는 이렇다. 망인 A 씨는 공장장으로 생산 업무를 총괄하던 중, 2024년 3월 15일 크레인을 이용해 하역 작업을 하던 근로자 B 씨와 작업 지시서 수령 문제로 크게 다투었고, 휴게실로 옮겨 약 10분간 같은 내용의 언쟁을 이어가던 중 피로를 호소하며 누웠다.

이후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뇌내출혈 진단을 받아 치료 중 사망했다.피고는 해당 언쟁이 뇌출혈을 유발할 만한 급성 스트레스 요인으로 보기에 어렵고 고혈압 등 개인 질환이 확인된다며 지급을 거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보았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 재해’는 업무 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며,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반드시 업무 수행에 직접적 관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과 겹쳐 질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켰다면 인과관계가 인정된다. 망인은 동료 근로자와의 업무상 다툼이라는 업무와 관련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상황에 갑작스럽게 노출되었고, 이는 질병의 발병이나 악화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또 망인에게 개인적 위험 인자나 혈압이 정상 대비 높았다는 사정만으로 업무상 요인과 무관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아울러 기저 질환이 사건 상병의 발병에 일부 영향을 미쳤더라도, 돌발적 업무 환경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상병이 발병·악화되어 사망에 이른 경우 업무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에 의심을 가질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본 사안에서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 것은, 직무 수행 중의 갈등 상황이 질병의 발병과 악화에 실질적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