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직장 내에서 업무 문제로 부하 직원과 심한 말다툼을 벌인 뒤 쓰러져 사망한 공장장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이 ‘업무상 재해(산재)’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 판결은 근로자에게 고혈압 등 개인적인 기저질환이 있었더라도, 업무 중 발생한 돌발적 스트레스가 질병을 급격히 악화시켰다면 업무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여서 주목됩니다.
자세한 사건 경위와 법원의 판단 근거를 살펴봅니다.사건의 발단은 작업 지시 문제로 시작된 언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망인 A씨는 생산 업무를 총괄하는 공장장이었고, 2024년 3월 15일 크레인을 이용한 하역 작업 중 근로자 B씨와 작업 지시서 수령 문제로 크게 다퉜습니다. 다툼은 현장을 벗어나 휴게실로까지 이어져 약 10분간 격렬한 논쟁이 지속됐고, 그 직후 A씨는 갑작스러운 피로를 호소하며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뇌내출혈로 진단받았으나 결국 사망했습니다.근로복지공단은 이후 산재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이유는 부하 직원과의 언쟁이 뇌출혈을 유발할 만한 급성 스트레스 요인으로 보기 어렵고, 망인은 평소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유족은 유족급여와 장례비 지급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은 공단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며 유족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판단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산재의 인과관계는 질병의 주된 원인이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더라도,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기저질환에 겹쳐 질병을 촉발하거나 악화했다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직장 내 스트레스가 질병 발병의 도화선이 되었는지 여부가 중요했습니다.
둘째, 다툼 상황을 ‘업무와 관련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상황’으로 규정하고, 이러한 갑작스러운 스트레스 환경 노출이 뇌출혈 발병 및 악화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인정했습니다. 셋째, 기저질환이 있다는 이유로 업무상 요인을 전면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고혈압 소인이나 혈압 수치의 이슈가 있어도, 그것만으로 업무상 재해를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이번 판결은 기저질환을 가진 근로자가 직장 내 갈등이나 스트레스로 급속히 악화되는 경우에도 산재 인정 범위를 넓혀 해석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입증 책임의 완화 차원에서, 업무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반드시 의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기보다는, 현장의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육체적 과로뿐 아니라 정신적 스트레스의 위험성도 근로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재확인하며, 현장 관리와 스트레스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판결로 평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