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양양 일대의 강풍으로 시작된 낙산사 화재를 되짚으며 당시의 위력을 다시 떠올린다. 순간 최대 풍속은 32m/s에 달했고, 불길은 산림을 타고 서일주문의 대웅전까지 확산됐다.
소방 당국이 진화에 나섰지만 바람의 거세기가 너무 컸고 화염은 오히려 소방차의 진입마저 가로막는 위기에 이르렀다. 스님들과 관광객은 황급히 대피해야 했다.
가장 큰 비극은 보물 제479호인 낙산사 동종의 녹아내림이다. 수백 년의 세월을 넘겨온 종은 고열을 견디지 못하고 파손됐고, 같은 해 7월 문화재 지정이 해제되는 충격을 남겼다.
현재 낙산사에서 볼 수 있는 종은 2006년에 복원된 것이고, 원래의 종은 기념관에 보관되어 당시의 참혹함을 증언한다.보험 측면에서의 충격도 크다.
낙산사 전체 10여 동 중 보험에 든 곳은 단 한 곳에 불과했고, 추산 피해 30억 원에 비해 실제 수령 가능한 보험금은 5억 원에 불과했다. 보험업계는 사찰의 보험 시장이 아직 미성숙하고 목조 문화재의 가치를 산정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23년 기준 국보 보물 지정 목조문화재 중 미가입은 약 62%에 이르고, 문화재를 화재로부터 보호하려면 더 적극적인 보험 가입과 화재 방재 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본다. 식목일은 나무를 심는 날이자 화재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날이기도 하다.
낙산사 화재는 재난 대비의 마침표가 없음을 상기시키며, 우리 사회가 보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끝없이 환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