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양주 자택 앞마당에 아내의 봉안묘를 매일 마주하며 생각에 잠겼다. 89세의 나는 삶과 죽음을 스스로 마주하는 태도를 견지해 왔고, 지난해 생전 장례식인 엔딩파티를 직접 열어 삶을 정리했다. 죽음은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다가오는 것이며 살아 있는 동안 사랑하는 이들에게 감사와 마음을 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게 됐다.

그래서 가족과 지인 약 50명이 모인 소규모 행사에서 “너희가 있어서 고맙다”는 말을 전했고, 생전 장례의 본질은 감사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비용은 약 100만원 정도였고 사위 차인표가 전부 부담했다.

나는 아내와의 시간을 돌아보며 더 큰 애정을 느꼈다. 2004년 아내가 위암으로 떠난 뒤엔 특별한 장례 문화를 만들어 왔고, 아내의 봉안묘를 집에 두는 선택도 그 연장선이었다. 어머니가 노환으로 돌아가셨을 때도 화장을 택하는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이던 선택을 했고, 그것이 경제적이고 국가적으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음악인으로 시작해 동아방송 어린이 합창단 지휘, YMCA 합창단 지휘 등의 활동을 거쳐 사업에 실패하는 시기도 있었지만 가족의 이해와 아내의 버팀이 큰 힘이었다. 건강 부분에서도 나는 위암 수술을 받았고 지금도 비교적 건강하게 생활하며, 앞으로는 더 많이 사랑하고 감사하는 생활을 하려 한다.

나는 신애라의 삶에 늘 깊은 애정을 느꼈다. 그녀가 하나님이 보내 준 딸이라고 생각하며 남을 위해 사는 모습을 존중한다.

가족이 어려울 때 함께 버텨준 고마운 존재였기에, 더 잘해주지 못한 점이 늘 마음에 남았다. 앞으로의 삶에 대해서도 나는 노화와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려 한다.

병이 발견되더라도 억지로 붙잡기보다 편안한 마무리를 바라는 마음은 변함없고, 건강검진 대신 매일의 삶에서 감사와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