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풀연구通] 가장 취약한 이들 중심에 두고 돌봄 정책 만들어야 소설 <딸에 대하여>(김혜진, 민음사)에는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중년여성 화자가 등장한다. 그녀가 일하는 요양원에는 독거노인 '젠'이 있다.
'젠'을 돌보는 일, 정해진 시간 동안 식사를 챙기고, 약을 확인하고, 필요한 위생을 관리하는 일이 화자의 일이다. 그러나 화자의 근무시간이 끝나고 '젠'의 병실을 나서는 순간, '젠'은 다시 혼자가 된다.
화자는 자신이 제공한 돌봄이 '젠'의 삶을 지탱하기에는 얼마나 제한적인지, 그리고 그 한계가 개인의 성실함이나 책임감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서서히 깨닫는다. 이 장면은 돌봄이 '존재하지만 동시에 부재하는' 상태로 작동하는 한국 사회의 노인돌봄 현실을 조용히 보여준다.
특히 여성노인의 삶에서 돌봄은 더욱 불안정한 형태로 나타난다. 평균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약 6년 더 오래 살고, 배우자를 먼저 떠나보낼 가능성도 높아 노년기의 상당 부분을 홀로 보내게 된다.
하지만 동시에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