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고 실습을 나갔을 때만 해도, 주간보호센터에서 일을 구하리라 기대했었다. 그러나 해프닝을 겪고 고용24의 구인 정보를 살피며 몇몇 센터에 문의하자 점점 회의감이 커졌다.
아이들을 가르친 경력이 있다 보니 그 경험을 조금이라도 살려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고, 실습에서 외부 강사를 초빙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은 나의 달란트를 쓸 여지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 문의를 해보니 먼저 걸리는 문제가 송영이었다.
아침에 모시고 오후에 모셔다 드리는 일을 요양보호사에게 맡기는 곳이 많았고, 운전 면허를 요구하는 곳이 많았다. 운전 면허가 있긴 하지만 예전 사고로 된서를 맞은 이력이라 장농 면허의 처지였고, 지금도 다시 운전을 강행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게다가 나이 문제도 큰 장벽이었다. 상대적으로 인지가 있는 어르신들을 다루는 곳은 활동적인 프로그램을 선호했고, 40~50대의 젊은 보호자를 원하기도 했다.
그렇게 조건을 하나씩 맞추다 보니 시작하기도 전에 의기소침해질 수밖에 없었다. 송영도 피하고 나이 제한도 덜한 곳을 찾으려 해도 수요가 늘 변하고 구인 정보는 매일 새로 고쳐졌다.
차를 하나씩 떼고, 포를 하나씩 덜어 가며 새로운 직업을 찾는 내 방식이 답답하게 느껴졌다.그 과정에서 비로소 자격증의 의미를 되새겼다.
요양보호사는 노년층이 스스로의 삶을 영위하기 어렵지 않도록 돕는 직업이다. 즉 요양과 보호에 초점이 있다.
이전에 내가 해왔던 일과의 연결고리는 분명 있지만, 그 보살핌의 내용은 질적으로 다른 차원일 수 있음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실습에서도 요양보호사들이 격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긴 했지만, 하루의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어르신들의 일상이 정상적으로 지속되도록 돕는 일임을 확인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요양원이나 주간보호센터에서 요양보호사의 임무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느꼈다. 다만 나는 내가 보고 싶은 면만, 하고 싶은 것만 직업에서 찾으려 했던 것이다.
이제야 비로소 자격증의 본래 가치를 이해하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더 분명하게 고민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