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국민연금이 정규직 중심으로 설계된 제도라는 한계를 출발점으로 삼아, 노동시장의 다변화가 가져온 수급의 사각지대를 짚었습니다. 플랫폼 기반 노동, 비정규직, 프리랜서 고용이 늘어나도 현 제도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연금 수급의 불균형이 고착되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의 사각지대 비중이 54.2%에 이르러, 경력 단절과 출산 육아로 가입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금 개혁이 보험료율 인상에만 편중될 경우 재정 건전성은 확보되더라도 납부 자체가 어려운 다수의 국민을 배려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농어민은 소득에 따른 국가 보조를 받지만 일반 지역가입자는 그런 제도가 부재합니다. 향후 저소득 지역가입자에 대한 보험료 지원 확대는 보편성 확보의 핵심 과제가 될 것입니다.

크레디트 제도는 출산, 군복무, 청년 초기가입 등을 고려해 왔으나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여전합니다. 출산 크레디트는 둘째 이후부터 12개월을 인정하던 것을 최근 첫째 자녀부터도 적용하도록 확대했지만, 적용 시점이 출산 직후가 아니라 65세라는 점이 혜택의 실질성을 떨어뜨립니다.

군복무 크레디트는 12개월까지만 인정되어 전체 기간을 반영하지 못해 형평성 문제가 남습니다. 청년 크레디트와 돌봄 크레디트의 신설은 논의가 필요합니다. 20세에 가입 이력을 만들 수 있는 청년 크레디트와 노인·장애인 가족 돌봄 기간의 가입 인정은 제도 설계의 생애주기 적합성과 노동 현실 반영 측면에서 중요합니다.

국민연금은 단순한 금융상품이 아니라 노후의 생존을 보장하는 사회적 안전망입니다. 지금은 왜 가입하지 못했는가에 주목해야 하며, 특고와 플랫폼 노동자의 다양성을 반영한 단계적이고 정밀한 제도 설계가 필요합니다.

연금의 보편성과 포용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문턱을 낮추고, 보험료 부담을 합리적으로 분담하며, 실질적 가입 인센티브를 제도 속에 녹여야 합니다. 정규직 남성 중심의 체제를 넘어 모든 국민의 노후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국민연금이 진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