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보험 진단 실랑이가 진단 기준과 보험약관의 경직성에서 비롯되는 구조적 문제임을 오래 생각해 왔습니다. 급성심근경색과 협심증처럼 증상이 유사하더라도 보험금 지급 기준은 서로 다르고, 급성심근경색에는 보상이 집중되는 반면 협심증은 제외될 때가 많아 협심증 환자들이 진단명을 바꾸려는 요구가 반복됩니다.
암 진단에서도 핵심은 조직검사 결과입니다. 경계성종양이나 제자리암은 일부 보장에 제한이 따르고, 임상적으로 암이 확실해도 조직검사가 위험하거나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보험금이 거부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조직검사 없이 임상 소견으로 암을 진단하고 치료하였더라도 보험사는 조직검사 미실시를 이유로 지급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최근 서울행정법원의 2025년 판결은 조직검사가 불가능한 예외 상황에서 CT나 혈액검사 등 임상적 근거로 내린 암 진단과 항암치료가 의학적으로 합리적이라면 건강보험에서 진료비를 인정해야 한다고 명확히 했습니다.
이는 조직검사가 치료의 필수요건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는 쪽으로 현실을 반영한 판단입니다. 실제 임상의 현장에서도 환자의 상태와 영상·혈액검사 등 다양한 정보를 종합해 진단을 내리며, 무리한 조직검사는 오히려 환자에게 해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보험약관은 여전히 경직적이고, 임상적으로 암이 확실해도 지급이 되지 않는 사례가 반복됩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진단 기준의 유연성과 임상적 진단을 보험금 지급의 근거로 인정하는 방향의 약관 개선이 필요합니다.
또한 소비자와 의료진 모두가 보험가입 시 보장 범위와 지급 조건을 면밀히 확인하고, 진단명 변경 요구는 법적·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의료현장의 현실과 최신 판례를 반영해 소통을 명확히 하고, 불필요한 갈등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